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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RTS KU 2026년 6월호] 도전의 골든타임, 시장의 외면 속 승부
작성자 SPORTS KU 오승효작성일 2026.07.03 조회 10


[SPORTS KU=글 오승효 기자, 사진 최현정 기자, SPORTS KU DB] 최근 KBO 신인 드래프트 시장에서 대학 야구를 바라보는 프로 구단들의 잣대는 그 어느 때보다 냉정하고 엄격해졌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선수들은 4년이라는 정해진 시간표에 안주하기보다, 자신만의 타이밍에 시장의 평가를 받기 위해 과감히 그라운드 위로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조금 더 일찍, 더 넓은 무대로 나아가려는 대학 선수들의 도전장을 함께 살펴보자.

 

 

 

 

 

 대학 야구의 시계가 4년에서 2년으로 압축되고 있다. 2022년 처음 도입돼 2023 KBO 신인 드래프트부터 본격적으로 적용된 얼리드래프트는 4년제 대학교에 재학 중인 선수가 졸업 연도에 도달하기 전이라도 프로 무대에 도전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 제도이다. 반드시 졸업 예정자 신분이어야만 응시 자격이 주어졌던 기존의 견고한 경계를 허물고, 선수들에게 진로 선택의 유연성과 새로운 도전장을 마련해 준 것이다.

 얼리드래프트가 도입된 근본적인 목적은 고졸 선수 선호 현상이 심화하면서 발생한 대학 야구의 침체와 대졸 선수 기피 현상을 타개하기 위함이다. 잠재력 있는 대학 유망주들이 조기에 프로 무대를 두드려 커리어를 일찍 시작할 수 있도록 돕고, 나아가 대학 야구 전반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자 했다.

 이에 따라 구체적인 자격 요건은 4년제 대학교 2학년 이상에 재학 중인 선수로 규정으며, 본인의 의사와 판단에 따라 자유롭게 드래프트 참가 신청서를 제출할 수 있게 됐다. , 4년을 모두 채우지 않고도 2학년 혹은 3학년을 마친 시점에서 프로 구단의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셈이다.

 

 얼리드래프트의 가장 큰 특징은 선수의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안전장치가 내장돼 있다는 점이다. 과감히 프로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가 지명을 받지 못하더라도, 선수는 별도의 불이익 없이 다시 소속 학교로 복귀해 학업과 운동을 이어갈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는다. 한 번의 실패가 진로의 차단으로 이어지지 않고, 남은 학기를 이수하며 졸업 시점에 다시 일반 드래프트에 재도전할 기회를 얻기 때문에 선수들에게는 부담을 덜고 가치를 선제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전략적 카드로 기능하고 있다.

 

 

 

 프로 구단이 대학 졸업 예정자가 아닌 저학년 선수에게 눈을 돌리는 근본적인 이유는 육성 효율성에 있다. 스카우터들은 선수의 현재 기량보다 향후 프로의 체계적인 시스템 아래서 발휘될 성장 한계치에 주목하는데, 이때 생각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에이징 커브(Aging Curve)의 역산이다. 통상적으로 운동선수의 신체적 전성기가 시작되는 시점을 고려할 때, 22세의 완성된 기량보다 20세의 발전 가능성에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다.

 사실 전통적으로 프로 구단이 대학 선수를 바라보는 시선은 '즉시전력감'에 가깝다. 4년의 시간을 모두 채운 대졸 예정자들에게 곧바로 1군 무대의 공백을 메워줄 수 있는 기술적·경험적 다양성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인식 속에서 얼리드래프트는 이분법적 판단을 깨뜨리는 새로운 대안이 .

 

 구단 입장에서 얼리드래프트 선수는 고등학교 졸업 직후의 선수들보다 대학 무대에서 치열한 실전 경험을 쌓은 자원이다. 그러면서도 일반 대졸 예정자보다 어리기에 프로의 정교한 트레이닝을 통해 고점을 더 높일 수 있는 육성 메리트까지 동시에 지닌다. , 고졸의 미래 가치와 대졸의 현재 가치를 동시에 포섭할 수 있는 선택지인 셈이다. 그리고 이것이 얼리드래프트 제도가 시장에서 실질적으로 매력적인 카드로 기능하는 핵심적인 이유가 된다. 프로에서 성장할 수 있는 이 2년이라는 시간은 정교한 트레이닝을 통해 투수의 구속을 끌어올리거나 야수의 파워를 극대화하기에 충분한 물리적 여유를 의미한다. 물론 대학 졸업 후 프로에 진출해 승승장구하거나 늦게 빛을 발하는 대기만성형 선수도 존재하지만, 신체 성장이 완전히 마무리되기 전에 프로의 체계적인 관리를 시작할 경우 선수가 도달할 수 있는 퍼포먼스의 고점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에이징커브(Aging Curve)?

 

에이징 커브(Aging Curve)란 운동선수가 나이에 따라 보이지 않는 신체 능력과 경기력의 변화를 나타내는 곡선 그래프다. 일반적으로 야구 선수의 경우 20대 초반부터 기량이 급격히 상승해 20대 중후반에 전성기를 맞이하며, 30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노화로 인해 신체 능력이 점차 하락하는 곡선을 그린다.

 

 

 

 

일반드래프트

 

 얼리드래프트가 대학 재학 중 던지는 과감한 승부수라면, 일반 드래프트는 대학 4년의 과정을 모두 마친 졸업 예정자들이 치르는 전통적인 관문이다. 일반 드래프트는 고등학교 졸업 예정자, 그리고 4년제 및 2년제 대학의 졸업 예정자들을 대상으로 매년 시행되기 때문에, 대학 선수들에게는 4년간의 학업과 훈련을 모두 이수하고 야구선수로서의 최종 결과물을 시장에 평가받는 가장 공식적이고 정기적인 기회를 의미한다.

 일반 드래프트의 가장 큰 특징은 선수가 가진 기량의 완성도와 성숙함에 있다. 4년이라는 시간 동안 대학 리그에서 수많은 실전 경험을 쌓았기 때문에, 기술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고졸 선수들에 비해 즉시전력감에 가까운 안정성을 지닌다. 또한, 대학 재학 기간 중 군 문제를 미리 해결해 프로 입단 후 공백 없이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을 다진 선수들이 많다는 점도 구단 입장에서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그러나 얼리드래프트와 비교했을 때, 일반 드래프트는 프로 구단이 대졸 선수를 지명할 때 품는 양날의 검을 고스란히 안고 있다. 앞서 언급한 구단의 육성 효율성 관점에서 볼 때, 4년을 모두 채운 졸업 예정자는 상대적으로 시장에서의 매력도가 떨어질 위험이 존재한다. 이 때문에 일반 드래프트에 나서는 대졸 선수들은 프로 구단이 나이라는 단점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마운드나 타석에서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증명해야만 하는 무거운 과제를 안게 된다.

 결국 두 선택지의 가장 결정적인 차이는 지명 실패 시의 미래에서 갈린다. 일반 드래프트는 미지명 시 곧바로 독립리그 진출이나 육성선수 입단, 다른 진로 탐색 등 재도전을 기약하거나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 반면, 얼리드래프트는 지명에 실패하더라도 다시 학교로 돌아갈 수 있다. 남은 학기 동안 부족한 점을 보완해 졸업 시점에 다시 한번 안정적인 도전 기회를 거머쥘 수 있는 것이 결정적 차이점이 되는 것이다.

 

 

 

얼리드래프트 시행 이후 추이

 

 

  얼리드래프트 제도는 도입 초기부터 대학 야구계의 판도를 바꿀 열쇠로 주목받았으며, 실제 드래프트 결과에서도 유의미한 수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2023년부터 최근 2026년까지의 KBO 신인 드래프트 공식 결과를 통해 대학 선수와 그중 얼리드래프트의 지명 추이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수치상으로 나타나는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시행 2년 차의 급격한 상승세와 이후의 하락세다. 제도 시행 첫해인 2023 드래프트에서는 대졸 지명자 18명 중 얼리드래프트 선수가 2명에 불과했으나, 이듬해인 2024 드래프트에서는 대졸 지명자가 29명으로 늘어남과 동시에 얼리드래프트 지명자 역시 6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제도가 현장에 안착하면서 대학 저학년 선수들의 과감한 도전이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는 듯했다.

 그러나 최근 2개년(2025~2026)의 추이는 사뭇 다르다. 대졸 지명자 총합이 16명 선으로 다시 감소했으며, 특히 가장 최근에 치러진 2026 드래프트에서는 전체 110명의 지명자 중 얼리드래프트 선수는 단 1명에 그치며 상승세가 완전히 꺾인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추이 변화가 던지는 시사점은 명확하다. 단순히 '고졸 선수보다 경험이 조금 더 많고 일반 대졸보다 나이가 어리다'는 모호한 장점만으로는 프로의 높은 문턱을 넘을 수 없다는 것이다.

 

 

 

 


 

 

생년월일 ​2003.01.01.

출신학교 ​동수원초(수원영통구리틀)-매향중-유신고 

​소속 ​체육교육과22 

​포지션 ​투수-우완 사이드암 

 

 마운드 위에서 빠르고 매우 공격적인 피칭을 선보이는 정지헌은 최고 구속 149km/h를 기록하는 투수로서 아마추어 시절부터 위기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여유롭게 경기를 이끌어가는 뛰어난 운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고려대학교 재학 시절 에이스로 맹활약했는데, 가장 뛰어났던 2학년 때에는 16경기(58.1이닝)에 등판해 7승을 거두는 동안 피홈런은 단 1개만 내주고 탈삼진은 무려 77개를 잡아내며 대학 무대를 압도했다. 이처럼 시원한 정면 승부 스타일과 묵직한 구위를 갖춘 정지헌은 2024 신인 드래프트에서 LG 트윈스의 지명을 받으며 프로에 진출했다.

 

 

 

 

얼리드래프트 시행 이후 시사점


 이제 우리는 대학 야구의 냉혹한 구조적 모순을 직시해야 한다. 현재 드래프트 시장에서 구단들의 최우선 선택지는 단연 고졸 유망주이다. 대학 야구가 비선호 기류에 갇히자, KBO는 각 구단이 의무적으로 대학 선수를 최소 1명 이상 지명하도록 하는 '대졸자 의무 지명 제도'를 도입했다. 하지만 현재의 드래프트 시장은 위에서 다룬 것처럼 저학년 시기에 이미 프로 스카우트들을 납득시킬 수 있을 만큼 압도적인 퍼포먼스와 완성도를 갖춘 확실히 특출난 자원에게만 얼리드래프트라는 문을 열어주고 있다. 때문에 구단들은 어차피 한 명 채워야 할 대졸 쿼터라면, 군 문제를 해결했거나 당장 백업으로라도 쓸 수 있는 4학년 졸업 예정자를 선택하는 안정한 방식을 택한다.

결국 얼리드래프트가 아무리 선수들에게 리스크가 없는 안전장치일지라도, 프로 구단의 움직임을 읽지 못한 제도는 허울 좋은 껍데기에 불과하다. KBO는 구단들이 의무감에 마지못해 대학 선수를 픽하는 악순환을 끊어낼 수 있도록 보다 현실적이고 정교한 유인책과 제도적 정비를 추진해야 할 시점이다.



 결국 프로 무대를 향한 대학 선수들의 도전은 단순히 드래프트 방식의 선택을 넘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한 최적의 골든타임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마운드 위의 투수가 상황에 따라 강속구와 변화구를 선택해 승부수를 던지듯, 선수들 역시 저마다의 타이밍에 맞춰 자신만의 무기를 시장에 꺼내 보일 뿐이다. 얼리 드래프트라는 과감한 변화구든 4년의 완성을 거친 묵직한 직구든 그 선택의 무게와 가치는 결코 가볍지 않다. 어떤 길을 선택했든 프로라는 높은 문턱을 뚫기 위해 오늘도 그라운드 위에서 땀 흘리는 모든 선수들의 발걸음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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