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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정기 연고전: 럭비] 전반의 리드, 끝내 지키지 못한 승부
작성자 시스붐바 김려현작성일 2026.10.04 조회 29

[시스붐바=글 김려현 기자, 사진 김나영 기자]

 


 

 

​지난 3일 목동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열린 정기 연고전(이하 정기전) 럭비 경기에서 연세대학교 럭비부(이하 연세대)가 고려대학교 럭비부(이하 고려대)에 11-35로 패했다. 전반전에는 먼저 득점하며 8-7로 앞선 채 경기를 마쳤지만, 후반 들어 고려대에 연달아 트라이를 허용하면서 점수 차가 벌어졌다. 올 시즌 연세대가 보여준 수비 집중력이 빛난 순간도 있었지만, 후반 경기 운영에서는 아쉬움이 남았다. 전반과 후반, 서로 다른 흐름을 보였던 연세대의 80분을 다시 돌아보자.

 

​수비 집중력과 안정적인 라인아웃, 앞서 나간 전반전

 


 

 

​경기 초반 연세대는 고려대와 팽팽하게 맞섰다. 첫 스크럼에서 공격권을 가져왔고, 라인아웃에서도 공을 확보하며 차근차근 고려대 진영으로 전진했다. 고려대 역시 빠른 외곽 공격을 시도했지만 연세대는 접점마다 수비에 빠르게 가담하며 쉽게 길을 내주지 않았다. 먼저 점수를 올린 쪽도 연세대였다. 고려대 골라인 부근까지 전진한 연세대는 상대의 반칙으로 페널티를 얻었고, 최영탁(체육교육학과 25, 이하 체교)이 침착하게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3-0으로 앞서갔다. 경기 초반 찾아온 득점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좋은 출발이었다. 이어 올 시즌 한층 성장한 연세대 백스진의 강점도 드러났다. 김예겸(체교 26)의 패스를 받은 박지환(체교 25)이 외곽을 빠르게 파고들어 그대로 골라인을 넘었다. 연세대가 정기전을 앞두고 강조했던 포워드와 백스의 연결이 실제 득점으로 이어진 순간이었다. 수비에서도 연세대의 집중력이 돋보였다. 고려대가 연세대 골라인 인근까지 여러 차례 접근했지만, 연세대는 태클과 압박으로 공격을 끊어내며 쉽게 득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특히 고려대의 빠른 백스 공격에도 끝까지 따라붙으며 전진을 저지했다. 경기 전부터 연세대가 팀 컬러로 강조했던 ‘리액션’이 수비에서 비교적 잘 나타난 전반전이었다.

 

​하지만 고려대 포워드의 힘 역시 만만치 않았다. 라인아웃 이후 몰을 형성한 고려대는 힘으로 연세대를 밀어붙였고, 공동(고려대 24)이 트라이를 성공시켰다. 이찬희(고려대 24)의 컨버전 킥까지 들어가면서 점수는 8-7이 됐다. 고려대의 강점으로 꼽히던 백스가 아닌 포워드에서 첫 득점이 나왔다는 점은 연세대에 경계 신호였다. 이후 고려대가 다시 공격에 나섰지만 박지환과 이진용(스포츠응용산업학과 23, 이하 스응산)이 압박하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연세대는 한 점의 리드를 지켜낸 채 전반전을 마무리했다. 

 

​전반전은 연세대의 시간이었다. 연세대는 선제 득점에 성공했고, 백스의 빠른 공격을 트라이로 연결했다. 고려대가 골라인을 위협하는 상황에서도 수비 집중력을 유지했다. 또한 라인아웃에서 확실하게 공격권을 따오거나 고려대를 견제하는 등 전반적으로 완성도 있는 세트피스를 보여줬다. 다만 공격권을 잡고 고려대 진영까지 전진한 횟수에 비해 점수 차를 더 벌리지 못한 점은 아쉬웠다.

 

​급격히 벌어진 점수 차··· 아쉬웠던 후반전

 


 

 

​후반 초반까지도 승부는 팽팽했다. 김병관(체교 23)이 빠르게 고려대 진영으로 전진했고, 황은택(스응산 24) 역시 공을 잡아 골라인을 향해 공격을 이어갔다. 하지만 고려대의 반격도 거셌다. 전반에 한 차례 트라이를 허용했던 몰에서 다시 고려대가 우위를 가져갔고, 공동민이 이날 자신의 두 번째 트라이를 기록했다. 이찬희의 컨버전 킥까지 성공하며 연세대는 8-14로 역전을 허용했다. 연세대도 곧바로 따라붙었다. 고려대의 반칙으로 얻은 페널티킥을 황은택이 성공시키면서 점수는 11-14. 그러나 이후부터 고려대 쪽으로 흐름이 급격하게 기울었다. 고려대는 킥을 이용해 연세대 진영 깊숙이 들어왔고 김현진(고려대 25)이 트라이를 기록했다. 이어 연세대의 녹온으로 넘어간 공격권을 살려 전수형(고려대 25)이 추가 트라이를 성공시켰다. 후반 막판에는 배한오(고려대 26)까지 골라인을 넘으면서 점수는 11-35까지 벌어졌다.

 

​무엇보다 아쉬웠던 부분은 11-14 이후 고려대의 흐름을 한 번 끊어내지 못했다는 점이다. 전반에는 상대가 연세대 진영 깊숙이 들어와도 여러 선수가 빠르게 수비에 가담하며 위기를 넘겼지만, 후반 중반부터는 고려대가 확보한 기회를 연속해서 득점으로 연결했다. 반대로 연세대는 고려대 진영까지 전진한 뒤 공격을 오래 이어가거나 트라이까지 마무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연세대가 포워드 싸움에서 밀렸던 것은 아니다. 전반 초반 스크럼에서 공격권을 가져왔고, 여러 차례 라인아웃과 접점에서도 고려대와 대등하게 맞섰다. 문제는 그렇게 가져온 공을 득점까지 이어가는 과정이었다. 고려대가 후반 찾아온 기회를 대부분 트라이로 바꾼 반면 연세대의 후반 득점은 황은택의 페널티킥 3점에 그쳤다. 결국 경기 후반 두 팀의 차이는 기회를 얼마나 확실하게 점수로 연결했느냐에서 벌어졌다. 연세대는 경기 내내 스크럼과 접점에서 고려대와 맞서며 공격의 기반을 만들었다. 다만 그 이후 공을 빠르게 연결해 공격을 이어가는 과정에서는 아쉬움이 있었다. 몇 차례 녹온과 패스 미스가 나오며 어렵게 확보한 공격권이 끊겼고, 상대 진영에서 만든 기회를 충분히 살리지 못했다. 특히 후반으로 갈수록 이러한 작은 실수들이 겹치며 연세대가 다시 흐름을 가져오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부상으로 인한 변화도 있었다. 전반에는 최규락(스응산 23)이 잠시 의료진의 처치를 받아야 했고, 후반에는 이날 트라이를 기록한 박지환이 부상으로 빠지며 지승수(체교 26)가 투입됐다. 예상하지 못한 선수 교체 속에서도 조직력을 유지해야 했던 연세대였지만, 고려대의 공격이 거세질수록 수비 부담 역시 커졌다.

 

​최종 결과는 11-35. 전반을 8-7로 앞섰던 것을 생각하면 더욱 아쉬움이 남는 결과다. 하지만 이날 연세대가 보여준 모든 것이 부정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전반에는 고려대의 빠른 공격에도 쉽게 무너지지 않으며 올 시즌 강조해온 수비와 리액션을 보여줬다. 다만 그 모습을 80분 동안 유지하지 못했고, 전반에는 앞섰지만 후반에는 고려대에 28점을 허용했다. 

 


 

 

​이번 정기전은 잘된 점과 아쉬운 점이 선명하게 공존했다. 전반에 보여준 경기력은 연세대가 고려대와 충분히 맞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고, 후반에 벌어진 점수 차는 앞으로 채워야 할 부분을 분명하게 남겼다. 이날의 아쉬움이 끝이 아닌 다음 승부를 위한 출발점이 되기를, 더욱 단단해져 다시 그라운드에 설 연세대를 시스붐바가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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