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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축구부 : 그들의 뜨거운 도전을 응원하는 이유
작성자 KUSF 윤이든결작성일 2026.05.22 조회 110

 

[KUSF=윤이든결 기자] '학생 선수들의 학습권을 보장', 나아가 '대학 구성원 모두가 참여하는 건강한 스포츠 문화 형성'. 대한민국 대학스포츠의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해 출발한 U-리그의 핵심 취지는 명확하다. 그리고 여기 이 취지의 중심엔 명실상부 대한민국 최고의 대학, '공부하는 축구부'의 상징, 서울대학교 축구부가 있다.

 서울대학교 축구부는 엘리트와 아마추어, 출신에 상관없이 축구에 열정만 있다면 서울대학교 학생 누구에게나 그 기회가 열려있다. 따라서 다른 대학의 팀들과 달리 엘리트 체육을 접하지 못한 아마추어 출신 선수들도 엘리트 체육의 무대를 경험할 수 있다. 하지만 바꿔 말하면 서울대학교 축구부에서 뛰기 위해선 학업, 그것도 최고 수준의 결과 없이는 유니폼도 입을 수 없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2026년 현재, 엘리트와 아마추어란 서로 다른 트랙에서 학업과 운동을 완성하고 서울대 그라운드에서 만난 두 선수의 이야기를 전한다.

 

 

 

CH1. 두 개의 세상, 하나의 유니폼



 

 팀의 최후방을 지키는 골키퍼 박지훈(체육교육과 25학번, 21) 선수는 고교 시절 이미 운동과 학업을 모두 통과한 엘리트 선수 출신이다. 11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축구와 함께해 왔지만, 그의 시선은 언제나 운동장 너머를 향해 있었다. 그는 "축구만으로 제 인생 전체를 설명하고 싶지는 않았다"라고 고백한다. 운동선수도 결국 사회 안에서 살아가는 한 사람이며, 공부를 놓지 않는 것이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히고 다양한 삶을 이해하는 과정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언제든 부상이나 슬럼프 같은 변수가 생길 수 있는 스포츠 세계에서, 학업은 그에게 축구의 걸림돌이 아니라 오히려 축구에 온전한 열정을 쏟을 수 있게 만드는 가장 '든든한 보험'이었다.

 

 반대로 측면을 책임지는 왼쪽 윙백 송민석(체육교육과 24학번, 22) 선수는 조금은 다른 시작점을 가졌다. 고교 시절 일반 수험생으로서 입시를 준비하던 그는, 서울대 체육교육과에 진학하면 일반 학생도 진짜 엘리트 축구 무대를 직접 경험할 수 있다는 사실에 큰 매력을 느꼈다. 입학 전부터 이미 U-리그란 엘리트 무대에 도전하겠다는 명확한 목표를 품고 서울대에 들어온 것이다. 그렇게 두 사람은 서로 다른 세상에서 걸어와 하나의 유니폼 아래 뭉쳤다.

 

 

 

CH2. 강의실과 그라운드의 시차 : 24시간의 타임라인

 

 

 하루 24시간이라는 한정된 시간 속에서 서울대 진학을 위한 공부와 운동의 병행, 서울대 진학 후 학업과 리그를 동시에 소화하는 잔인한 일정의 연속은 자신의 한계에 대한 도전이다. 이 시차를 극복하는 두 사람의 시간 관리법은 철저한 분리와 몰입에 있었다.

 

 고교 시절부터 각종 대회와 공부를 병행해 온 박지훈 선수의 시간 관리법은 '루틴화'. 거창한 계획보다 이동 시간이나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매일 조금씩이라도 공부 흐름을 유지하는 습관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이런 경험은 대학에 와서도 큰 도움이 되었다. 원정 이동 시간을 이용해 과제와 공부를 미리 해두며 일을 미루지 않았다. 운동할 때는 운동에 완전히 집중하고, 공부할 때는 최대한 공부만 생각한다는 그의 루틴은 스스로 모든 것을 책임지는 대학에서 자기관리 능력으로 나타났다. 시즌 중에는 운동에, 시험 기간에는 공부에 무게중심을 옮기며 유연하게 균형을 조절하는 법을 체득한 것이다.

 

 송민석 선수의 생존 전략 역시 유사했다. 그 역시 '할 때 하자'라는 명확한 원칙을 가지고 일상에 임한다. 축구와 공부라는 두 요소를 동시에 머릿속에 쥐고 있으면 오히려 양쪽 모두가 흐트러진다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물론 시험 기간엔 자지 못할 때도 많고, 심할 땐 리그 당일에 시험이 겹쳐 두 일정을 모두 소화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오직 지금 주어진 눈앞의 일에만 집중한다는 기준을 세우고 몸을 움직이다 보니, 생각만큼 일상이 버겁지는 않다고 미소 지었다.

 

 

 

CH2. 그라운드에서 허물어진 두 세상의 벽

 

 

 비슷한 듯 너무도 다른 세상을 살아온 두 선수가 그라운드에서 만날 때, 새로운 변화와 성장이 시작된다. 각자 서로의 거울이 되어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는 과정이다.

 

 박지훈 선수는 아마추어 선수들과 함께 땀 흘리며 기존 엘리트 세계관의 경계가 무너지는 경험을 했다. 오랫동안 운동부 생활을 하며 뼈에 새겨졌던 '운동 중심의 문화''팀을 위해 희생을 감수하는 문화'가 누군가의 삶에서는 전혀 당연한 가치가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을 처음으로 체감한 것이다. 각자의 전공과 진로, 뚜렷한 삶의 가치관을 지니면서도 축구를 순수하게 즐기는 동료들을 보며, 그는 좁은 운동선수의 틀에서 벗어나 다양한 가능성과 진로를 고민하고, 사람을 바라보는 시야를 한층 넓힐 수 있었다. 또한 결과보다 과정의 의미를 배웠고 그 결과, 비로소 압박감에서 벗어나 축구 자체를 진정으로 즐길 줄 아는 선수가 되었다고 답했다.

 

한편, 송민석 선수는 매 경기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는 엘리트 선수들과의 기술적·신체적 격차를 마주하며 깊은 회의감과 더불어 팀의 침체된 분위기에 낙담하기도 했다. 자신의 진로와도 무관하고, 이길 가능성도 희박한 엘리트 무대에 왜 소중한 20대 초반의 시간을 쏟아붓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질문했을 때, 도달한 답은 명료했다. 결국 '축구가 좋아서'였다. 서울대 축구부는 순수한 아마추어리즘을 바탕으로, 질 걸 알고 한계를 느끼면서도 다음 경기를 위해 주 5회 훈련장으로 나선다. 이 과정에서 단체 속 개인의 태도를 고민하고 단단한 끈기가 몸에 길러졌다. 작년 U리그 사이버외대전에서 단순히 버티는 축구가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대등하게 맞붙어 따내었던 값진 승리는, 그들이 온몸으로 증명한 아마추어리즘의 가장 빛나는 훈장이었다.

 

 

 

CH4. 대학스포츠의 내일을 묻다

 


 

 두 선수의 이야기는 단순한 인터뷰를 넘어, 현재 대학스포츠 시스템의 취지와 지향해야 할 미래의 방향성을 날카롭게 관통하고 있었다.

 

 박지훈 선수는 현재 U-리그가 도입한 최저학점제(C0 )의 취지에 공감하며, 선수들이 학업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도록 하는 순기능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기와 원정 이동으로 인해 물리적인 수업 참여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는 현실적 어려움을 짚어내기도 했다. 따라서 단순한 성적 기준 제도 규정에 그치지 않고, 선수들을 위한 실질적인 보강 시스템이나 온라인 학습 지원 같은 현실적인 구제책이 병행된다면 '공부하는 학생 선수' 취지가 비로소 안정적으로 충족될 것이라 제언했다. 또한 대학스포츠 문화가 단순 경기 실적이라는 수치만 집중하기보다 선수 한 명의 삶 전체를 성장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냈다.

 

송민석 선수는 아마추어 학생 선수의 엘리트 무대 참여가 지닌 거시적인 대학스포츠의 문화적 확장성에 주목했다. 일반 학생 선수가 직접 대학 리그에 참여해 엘리트 선수들과 몸을 부딪치며 훈련하는 경험은 두 세계 사이의 단단한 경계를 허무는 열쇠가 된다. 직접 경험했기에 양쪽 세계를 모두 이해할 수 있고, 엘리트 선수들의 전유물이었던 대학스포츠를 구성원 모두가 호흡하는 열린 참여 문화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그는 공부와 운동을 병행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실현하고 있는 서울대 축구부가 엘리트 선수와 아마추어 선수 모두 스포츠를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는 계기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 역시 축구부 활동 이후 스포츠를 소비하는 시야가 K리그 같은 대형 무대에서 대학 축구, 고교 축구, K3·K4 리그 등 저변의 무대로까지 넓어졌으며, 단순한 결과 소비를 넘어 하나의 스포츠 문화가 만들어지는 구조 전체에 깊은 관심을 두게 되었다.

 

 

 

에필로그 : 누구보다 뜨거웠던 청춘의 기록

 

 

 두 선수를 이렇게까지 뜨겁게 살아가도록 하는 원동력은 오직 축구이다. 이들에게 축구는 단순한 취미와 진로를 넘어 친구이자 동반자이다. 축구로 웃고 울며 자신의 변화를 체감할 때쯤, 비로소 그들은 축구와 함께하는 이 순간이 얼마나 진한 농도의 시간인지 깨달았다.

 

 박지훈 선수에게 축구는 11년의 세월 동안 희로애락을 함께하며 미운 정 고운 정이 다 든 동반자이자, 스스로 끊임없이 태도를 돌아보게 하는 솔직한 공간이다.

 

 송민석 선수에게 축구는 단순히 여가로 즐기는 스포츠가 아니라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는 '친구' 같은 존재이다. 축구로부터 체득한 한계에 부딪히는 경험, 예상치 못한 감정은 축구 바깥의 일들을 대하는 태도에도 자연스레 영향을 주었다.

 

 

박지훈 : "훗날 돌아봤을 때 단순히 대학교 때 축구 좀 했다는 가벼운 기억으로 남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아마 미래의 저는 지금을 떠올리며 결과와 상관없이 정말 뜨겁게 살았던 시간이었다라고 기억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쉽지 않았지만 그래서 더 진심이었던, 제 청춘의 한 장면으로 오래 남을 것 같습니다."

 

송민석 : "주변에서 축구부를 왜 하냐고 물을 때마다 인생이 꼭 효율적인 길로만 가야 하는 건 아니라는 생각을 혼자 합니다. 목적지만 보고 달리다 보면 옆에 있는 풍경을 지나치게 되는데, 축구부는 저에게 꼭 멈춰봐야 할 순간입니다... 할 수 있을 때 좋아하는 것에 최선을 다해봐야 미래의 제가 과거의 자신을 떠올렸을 때 아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미래의 저에게 축구부 활동은, 스스로 선택한 일 중 가장 자랑스러운 기록 중 하나로 남을 것 같습니다."

 

 

 

 스펙과 효율, 눈에 보이는 결과만이 최고의 미덕으로 칭송받는 시대다. 남들이 보기에 이들의 지독한 이중생활은 사서 고생하는 비효율적인 행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두 청년이 청춘을 바쳐 그라운드 위에 새겨나가는 발자국은 효율, 그 이상의 가치를 내포한다.

 

 학문에 갇히지 않고 그라운드의 역동성까지 품은 송민석, 엘리트 체육인의 폐쇄적인 틀을 깨고 삶의 지평을 넓힌 박지훈. 이 두 사람의 발걸음이 교차하는 삶의 가장 치열한 지점이야말로, 우리가 서울대 축구부의 이 무모하고도 뜨거운 도전과 청춘을 끝까지 응원할 수밖에 없는 진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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