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USF 보도자료
[NEWS] 공부 손 놓은 초중고교 선수들, 이대로 좋은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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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7.12.06 조회 25,104 | |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히 쓰이는 속담 중 하나다. 이는 학생선수들에게도 해당하는 이야기다. 어릴 때부터 운동만 하는 버릇이 들어있는 선수들은,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기 쉽지 않다. 지난 1편에선 C0룰의 도입배경과 C0룰에 대한 오해들에 대해 알아보았다면, 이번 편과 다음 편 두 편에 걸쳐서는 NCAA(National Collegiate Athletic Association, 전미대학체육협회)의 사례를 통해 우리나라 대학스포츠의 현 주소를 진단하고자 한다. 그 중에서 이번 편에서 다룰 내용은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가는 이야기, 즉 우리나라 학생 선수들은 왜 어릴 때부터 펜을 손에서 놓게 되냐에 관한 것이다. 공부 않고도 대학갈 수 있는 입시제도, 초·중·고 방만한 학사관리의 주범 우리나라 엘리트스포츠에 있어 학사관리란 굉장히 생소한 개념이다. 사실 2013년 학교체육진흥법이 제정되기 전까지 초·중·고등학교 학생선수들의 학사관리와 관련된 규정은 없었다. 그나마 만들어진 학교체육진흥법 제 11조, 초·중·고등학교 학생선수들에 대한 최저학력제 역시 허점이 많다. 우선 기준이 전교생 평균 성적의 일정비율로 정해져있다. 초등학교 50%, 중학교 40%, 고등학교 30%가 기준인데, 만약 전교생 평균이 80점이라면 초교 학생선수는 40점, 고교 학생 선수는 24점만 맞아도 기준을 통과한다. 이것도 전 과목에 대한 평가가 아니다. 고등학생의 경우 국어·영어·수학 3개 과목만 평가 대상이다. 제대로 된 학사관리라고 보기 어렵다. 이렇게 초·중·고등학교 학생선수들의 학사관리가 허술한 건 학사관리를 하지 않아도 대학진학에 아무런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체육특기자는 고교성적, 수능성적이 전혀 입시에 반영되지 않는다. 따라서 고교에서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았더라도 경기성적만 좋다면 대학에 진학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프로야구처럼 고교생의 프로진출이 일반화된 경우도 있지만, 여전히 우리나라에서 대부분의 고교선수는 대학에 진학한다. 만일 대학입학을 위해서 최소한의 학업기준이 존재했더라면 학생선수들은 결코 학업을 등한시 할 수 없었을 것이다. 고등학생부터 관리하는 미국, 대학진학 자격도 까다로워... 하지만 미국은 다르다. 미국에는 체육특기자로의 대학에 입학하기 위한 다양한 조건이 있다. 우선적으로 NCAA 디비전Ⅰ소속 회원대학에 진학을 원하는 고등학교 학생선수는 NCAA Eligibility Center에 등록해야 한다. NCAA Eligibility Center는 학생선수가 NCAA에 입학할 자격이 되는지 학업성적 및 이수사항에 대해 검정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16개의 필수과목 이수가 필요하다. 필수과목에는 영어, 수학, 과학, 사회 등 기초과목이 모두 포함되어 있으며 이외에도 제2외국어, 철학 등 다른 과목을 수강해야한다. 수강에서 끝나는 것도 아니다. 필수 이수과목들의 GPA(Grade Point Average, 평균 학점)와 대학입학시험인 SAT(Scholastic Aptitude Test) 또는 ACT(American College Testing)의 합이 일정수준이 되어야만 학생선수로 대학지원을 할 수 있는 *자격을 얻을 수 있다. 더군다나 NCAA는 2016년부터 체육특기자 대학진학을 위한 최저 GPA를 기존의 2.0에서 2.3으로 상향조정하며 체육특기자들의 학사기준을 강화하는 추세다. 따라서 미국의 대학 학생선수들은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 기본소양을 가지고 대학에 입학할 수 밖에 없다. 반면 우리나라의 선수들은 공부를 등한시 하다가 대학에 와서야 펜을 잡는다. 고등교육을 위한 기관에, 기본 소양을 갖추지 못한 인원들이 와서 공부를 하려니 힘든 것은 당연지사다. 다행인 것은 우리나라에서도 변화의 조짐이 있다는 것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서 발표한 2020년 대입입학전형기본사항에는 기존에 권고 사항이었던 체육특기자 선발 시 학생부 반영이 의무로 변경되며 체육특기자 입시에도 교과 성적 및 출석사항이 반영된다. 고려대와 연세대가 최저학력기준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고무적이다. 두 대학은 2021년부터 최저학력기준에 미달하는 학생을 받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대학스포츠에서 가장 고른 성적을 거두고 있고, 영향력이 큰 두 대학에서 이런 결정을 내린 만큼, 추후 다른 대학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크다.
우리나라도 초·중·고교 학생선수를 위한 전담기관이 필요하다! C0룰의 도입 이후, 현장에서는 초·중·고교 학생선수들에 대한 관리가 되지 않는데, 대학부터 학사관리를 시키려 한다며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절반은 맞는 이야기다. 지속적으로 학업을 이어나가지 않은 선수들이 대학에 와서 학업을 시작하기란 분명 어렵다. 하지만 대학에서 학업을 요구하지 않기에 초·중·고교 학생선수들에게 학업을 요구하지 않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매년 입시제도가 바뀔 때마다 요동치는 수험생들을 봐도, 대학 입시에 필요하다면 그에 대해 대비를 하는 것이 우리나라의 교육구조이기 때문이다. 사실 미국에서 고교시절부터 이렇게 학사 관리가 철저하게 이뤄질 수 있는 이유는 대학 학생선수들을 관리하는 NCAA 외에도 고교 학생선수들을 관리하는 NFHS(National Federation of State High School Associations)라는 기관이 있기 때문이다. NFHS는 고등학교 학생선수들에 대해서 관리 총괄하는 기관이다. 미국의 학생선수들은 NFHS와 NCAA의 긴밀한 협조 하에 엄격한 학사관리 지도를 받고 있다. 대학스포츠의 정상화를 위해 한국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KUSF)가 발족된 지 7년이 지났다. 조금씩 대학스포츠에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지만, 이제는 더 큰 변하를 위해 우리나라도 초·중·고교 학생선수를 관리하는 기관이 필요한 시점이다. 어린 시절부터 공부하는 습관을 이어가야만, 대학에 와서도 뒤처지지 않고 학업과 운동을 병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련의 사태들과 C0룰의 발효를 통해 드러난 체육특기자의 학사관리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이러한 시선을 이겨내기 위해선 체육계도 스스로 변화해야한다. 더 이상 학생선수들이 운동만 하는 시대는 지났다. * GPA는 우리나라로 치면 내신성적, SAT 및 ACT는 수능성적에 해당한다. NCAA는 대학 입학을 위해 일정 수준 이상의 GPA와 SAT 또는 ACT 성적을 요구하고 있으며 만일 GPA가 낮을 경우 더 높은 SAT/ACT 성적이 필요하고 반대로 GPA가 높을 경우 더 낮은 SAT/ACT 성적으로도 대학 입학자격이 주어진다. 하지만 GPA가 기준(현재 2.3)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아예 체육특기자로 대학에 입학할 수 없다. 자세한 조견표(Sliding Scale)은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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