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USF 보도자료
[NEWS] 대학의 방치 속 학생선수만 멍든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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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7.12.12 조회 26,602 | |
(학생선수들의 학업은 NCAA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이다, 사진 = NCAA)
지난 기사 읽기 [C0룰, 그리고 일 년②] 공부 손 놓은 초중고교 선수들, 이대로 좋은가
‘Academics’. 미국의 NCAA(National Collegiate Athletic Association, 전미대학체육협회)는 본인들의 업무를 크게 5가지로 구분하고 있다. Academics(학업), Well-being(복지), Fairness(공정한 기회부여), Championship(대회 개최), 그리고 Governance(거버넌스). Academics는 그 중 가장 먼저 언급된다. NCAA에서 학생선수들의 학사관리를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 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 편에 이어 이번 편 역시 NCAA의 사례를 통해 한국 대학스포츠의 주소를 현 주소를 진단한다. 지난 편이 미국 학생선수들이 대학에 입학하기까지 거치는 과정에 관한 것이었다면 이번 편은 대학에 입학한 미국 학생선수들이 거쳐야하는 학사관리 시스템, 그리고 C0룰이 나아가야할 방향에 관한 이야기다.
111년의 관록의 NCAA, 이제 걸음마 단계인 한국
C0룰 도입 이후, 많은 사람들이 C0룰이 NCAA 학사관리 규정을 가져온 것이라 지적했다. 하지만, 사실 NCAA 학사관리 규정은 C0룰과 같이 특정 학점을 지정하고 있지는 않다. 그 이유는 미국에는 있지만 우리나라에는 없는 졸업기준학점이라는 제도 때문이다. 미국은 대학별로 졸업기준학점이 있어 졸업에 필요한 이수학점을 모두 채우더라도, 기준학점을 넘기지 못한다면 졸업을 하지 못한다. 예를 들어 올해 봄 NCAA 농구 토너먼트에서 우승을 차지한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은 GPA(Grade Point Average, 우리나라의 학점에 해당)가 2.0/4.0을 넘는 학생에게만 졸업자격을 부여한다. 반면 한국에는 졸업기준학점이라는 제도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규정이 자체적으로 기준을 포함하게 되었다. 그 기준이 지난 1편에서 얘기했듯, 여러 논의와 현장의 의견수렴을 거쳐 정해진 C0다.
또한 NCAA 학사관리 규정은 C0룰에 비해서 훨씬 상세하고, 대학생활을 포괄하는 내용들을 담고 있다. 매학기 그리고 매년 몇 학점을 들어야 하는지, 학년을 마칠 때마다 얼마나 학업성취율을 보여야하는 지를 모두 *규정하고 있다. NCAA 학사관리 규정이 이렇게 상세한 내용을 담고 있는 이유는 규정이 궁극적으로 학생선수를 한 명의 성인으로 자립시키는 것, 즉 졸업시키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NCAA 학사관리 규정은 학생선수가 대학자체의 커리큘럼을 제대로 밟아나갈 수 있도록 고안되었으며, 이러한 커리큘럼을 따라가지 못할 경우 운동시간을 제한하고 공부시간을 늘리는 내용까지 포함하고 있다.
반면 C0룰은 학사관리의 기본인 선수들이 수업 참가를 독려하는 데 우선적인 목적을 두고 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학사관리가 이루어진 기간이 길지 않았기에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나가기 위해서다. 물론 C0룰을 포함하고 있는 대학스포츠 운영규정도 궁극적으로는 대학스포츠의 정상화, 즉 학생선수들이 정상적인 대학생활을 이어나가게 만드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따라서 향후 우리나라의 학사관리 시스템의 정착과 함께, 이 부분은 점차 변화하고 나아갈 것이다.
(학사관리 규정의 도입 이후, 학생선수의 졸업률은 12%p 상승했다. 이는 졸업률이 오르기 전보다 19,496명의 학생선수가 더 졸업했음을 의미한다. 표 = NCAA)
규정 뒤에는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NCAA 학사관리 규정의 시행 이후 15년간, NCAA에 등록한 선수들의 졸업률은 74%에서 86%로 12%p나 증가했다. 과연 이것이 규정만으로 가능했던 것일까? 아니다. 미국 대학들의 강력한 지원이 뒤따랐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미국 대학들은 학사관리센터를 운영하여 학생선수들의 졸업까지의 학사설계와 졸업이후 진로설계를 돕고 있으며 학생선수들이 학교 수업을 제대로 따라갈 수 있도록 학업상담과 과외, 멘토링 등을 지원하기도 한다. 규모가 큰 대학의 경우 NCAA 규정만을 교육?담당하는 부서가 따로 있을 정도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이런 학생선수에 대한 지원제도 자체를 찾기 힘들다. 각 대학별로 체육부 등의 조직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대부분 경기지원?운동부 운영에만 치중할 뿐 학생선수들의 학사관리는 뒷전이다. 학생선수들의 학사제도가 일반학생과 다르게 진행되는 대학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별도로 학생선수들의 학사관리를 책임지는 부서가 없어 많은 학생선수들이 본인들이 졸업하기 위한 졸업요건·필수 이수과목을 찾는 데 애를 먹기도 한다. 운동부가 학교를 대표해서 시합에 뛰고, 학교 이름을 빛내는 ‘선수’로만 인식되어왔지 그들 역시 ‘학생’이라는 인식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학의 방치 아래 갈 곳 잃는 학생선수들
흔히들 한국은 대학 입학이 어렵고, 미국은 대학 졸업이 어렵다고 한다. 하지만 학생선수들에게 이 말은 반대로 적용되고 있다. 대학입학자격이 까다로운 미국의 학생선수들은 입학 이후 많은 도움을 받으며 대학생활을 한다. 반면 한국의 학생선수들은 비교적 수월하게 대학에 들어오지만, 부실한 학사관리 시스템 아래서 길을 잃고 있다 결국 필요한 것은 학생선수들의 학사관리를 위한 대학들의 노력이다. 학생선수들은 결국 학생의 신분으로 대학에 들어왔다. 그리고 소속된 학생을 가르치고 관리·감독하여 사회로 내보내는 것은 대학의 역할이다. 이대로 대학에서 뒷짐만 지고 있으면 학생선수들은 계속 학업과 운동의 사이에서 방황할 뿐이다. 일련의 사태들과 C0룰의 발효를 통해 드러난 체육특기자의 학사관리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이러한 시선을 이겨내기 위해선 체육계도 스스로 변화해야한다. 더 이상 학생선수들이 운동만 하는 시대는 지났다.
* NCAA에 등록된 학생선수들은 매학기 6학점 이상을 수강해야하고, 학제에 따라 매년 18학점 또는 27학점 이상을 수강해야한다. 두 번째로 학생선수들은 5/7/9학기에 들어가기 전에 졸업이수학점의 40/60/80%를 이수해야하고, 5년 이내에 졸업해야한다. 마지막으로 학생선수들은 2/3/4학년으로 올라갈 때 졸업기준학점의 90/95/100%를 넘겨야 한다. 예를 들어 졸업이수학점이 100학점, 졸업기준학점이 2.0인 선수가 있다고 하자. 우선적으로 이 선수는 매학기 6학점, 그리고 매년 18학점을 이수해야 한다. 또한 5학기에 들어가기 전에는 40학점, 7학기에 들어가기 전에는 60학점, 9학기에 들어가기 전에는 80학점을 이수한 상태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1학년을 마치고 2학년에 올라갈 때 GPA가 졸업기준학점의 90%인 1.8가 넘어야 하며, 3학년에 올라갈 때는 1.9, 4학년에 올라갈 때는 2.0에 도달해야한다. NCAA에서는 이 모든 것을 만족한 학생선수만이 선수자격으로 NCAA가 개최하는 대회에 참가할 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만일 선수가 이러한 조건을 만족하지 못할 경우 선수 자신과 팀에게 징계가 주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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