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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원, 조장현: 2026 6월호 vol.74] 케미스토리: 그라운드 안팎 완벽한 티키타카, 조장현·이지원의 '원 플러스 원' 케미
작성자 시스붐바 손혜령작성일 2026.06.09 조회 24

 

[시스붐바=글 손혜령 기자, 사진 배해원 기자, 선수 본인 제공]

긴 시간 같은 유니폼을 입고 함께 그라운드를 밟아왔다는 건, 단순히 ‘친하다’는 말에 모두 담기 어려운 무게를 지닌다. 고된 훈련과 긴장감 가득한 경기, 승리의 기쁨과 패배의 아쉬움까지, 가장 가까이서 함께 견뎌낸 사이기 때문이다. 연세대학교 야구부에서 4년을 동고동락 중인 외야수 조장현과 내야수 이지원 역시 그런 관계다. 포지션도, 성격도 다르지만 어느새 자연스럽게 서로의 빈틈을 메워주는 존재가 된 두 선수. 장난과 진심이 뒤섞인 대화 속에는 오랜 시간 쌓아온 신뢰와 이해가 묻어났다. 서로를 가장 잘 아는 동료이자 편하게 기댈 수 있는 친구가 되기까지, 두 사람의 이야기를 <케미스토리>에서 만나보자.

시스붐바(이하 시붐): 안녕하세요, 먼저 간단하게 서로의 포지션과 강점 소개 부탁드립니다.

조장현(이하 장현): 지원이는 스포츠응용산업학과(이하 스응산) 23학번 내야수고, 타석에서 끈질긴 점이랑 한 방 있는 펀치력, 클러치 능력이 되게 좋아요.

이지원(이하 지원): 장현이는 스응산 23학번이고 지금 중견수를 보고 있으며, 빠른 발과 좋은 콘택트 능력, 좋은 수비로 팀의 중심을 잘 잡고 있는 선수입니다.

시붐: 이번 <케미스토리>의 주인공으로 선정되셨는데, 팀 내에서 두 분의 호흡이나 케미가 가장 좋다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지원: 좋아요. 좋은 건 맞는데 이제 학년이 거듭될수록 좀 귀찮더라고요. (웃음)

장현: 케미가 제일 잘 맞는 것 같아요, 얘기도 잘 통하는 것 같고. 근데 요즘 저를 피해서 제가 좀 서운해요.

PART 01. 첫 만남과 가까워진 시간

시붐: 서로를 처음 알게 된 시점이 언제인지 기억하시나요? 소문으로 들은 이야기가 있다면 말씀해 주셔도 좋습니다.

지원: 고등학교 때 한 번 시합을 한 적이 있었거든요. (제56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16강전 대전고등학교 야구부 vs. 유신고등학교 야구부) 그때 저희 팀 코치님이 (상대) 중견수 수비 잘한다고 하셔서 (장현이가) 유신고등학교 야구부 중견수라는 정도는 알고 있었어요.

장현: 시합할 때 항상 전력 분석을 했는데, 지원이가 콘택트가 되게 좋다는 걸 들어서 그때 이름은 알고 있었는데 정확하게 저도 '얘다' 그건 몰랐어요.

시붐: 두 분 모두 고교 시절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라는 큰 대회 우승 경험이 있는데요. 모교 자랑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한마디씩 부탁드려요.

장현: 유신고등학교는 현재 국가대표 선수도 있고, 매년 프로를 4명 정도 보내는 야구 명문입니다. 그리고 수원에서 교복으로도 되게 유명하고요. 공부도 나쁘지 않게 잘하는 학교로 알고 있는데, 저는 공부를 많이 하지는 않아서요···

지원: 대전고등학교는 100년 역사와 전통을 자랑해 구대성 선배님, 정민철 선배님 등 레전드와 영구 결번 선수들이 즐비하고, 대한민국의 중심인 대전에 딱 자리 잡고 있는 고교야구에서 손꼽히는 명문고입니다.

 

 

시붐: 연세대학교 야구부(이하 연세대)에 들어오고 나서 서로의 첫인상은 어땠나요?

장현: 저는 지원이 첫인상이 솔직히 되게 '깨쓰통*', '얼빵하다' 그런 느낌을 받았었어요.

지원: 입학 전에 SNS로 친구를 맺고 (장현이가) 붙임성이 좋아서 잘 얘기하다가 딱 만났는데, 첫인상은 지금보다 조금 더 어린 느낌이요. 지금이랑 비슷해요.

시붐: 두 분이 본격적으로 친해지게 된 계기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지원: 입학을 하고 나면 응원가도 외우고 신입생 환영회 준비도 하면서 가까워질 수밖에 없어요. 거기서 서로 조금 더 결이 맞고 코드가 좀 맞았던 것 같아요.

시붐: 그렇다면 4년간 함께 지내면서 '이 친구랑 정말 잘 맞는다'고 느낀 순간이 언제인가요?

지원: 이상형이 서로 다를 때? (웃음) 이건 장난이고요.

장현: 지원이랑 얘기를 하면 성격은 저랑 반대거든요. 제가 장난을 많이 치고 지원이는 조용한 느낌인데, 제 장난을 잘 받아주니까 더 지원이한테 장난치게 되고 서로의 장난이 점점 닮아가는 느낌입니다.

*깨쓰통: 야구선수끼리 장난칠 때 사고뭉치 같은 선수를 부르는 말

PART 02. 경기 안에서 완성된 호흡

시붐: 저학년 시절부터 함께 경기에 나선 시간이 두 분의 관계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줬을 것 같아요.

지원: 1학년 때는 같이 잘 지내다가 (장현이가) 갑자기 수술하게 됐어요. 한 4개월 없다가 다시 들어오니까 그래도 같은 학년이라고 또 힘이 되더라고요.

장현: 제가 수술로 빠졌을 때 지원이가 혼자 엄청나게 고생하고 있다고 다른 애들한테서 연락이 왔어요. 그래서 복귀해서 지원이를 많이 도와줬어요. 그리고 2학년 때부터는 시간 나면 같이 나가서 놀고 그러다 보니까···

지원: 4학년이 된 것 같아요.

시붐: 경기 중 서로에게 가장 자주 건네는 말은 무엇인가요?

지원: 정식 경기 때는 (장현이가) 수비 위치나 "바람 분다", "(상대가) 런앤히트 하면 3루로 가라" 이런 얘기를 해주는데, 연습 경기 때는 자꾸 이상한 소리를 해요. (웃음) 진지한 얘기도 많이 하는데 점수 차가 나고 분위기가 풀리면 장난치는 말을 좀 하는 것 같아요.

시붐: 경기를 치르면서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훈련 에피소드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장현: 저는 작년 제80회 대학야구선수권대회 결승전이요. 왜냐하면 제 다음 타자가 지원이였는데, 지원이가 그때 타격감이 엄청 좋았단 말이에요. 그래서 제가 거기서 '어떻게든 경기를 끝내지만 말자' 했는데, 바로 병살치고 (슬라이딩하다가 부상당해서) 병원행 해서··· 저 다친 것보다도 지원이랑 팀한테 되게 미안했어요.

지원: (그때) 6대 8이었거든요. '(장현이가) 쳐서 1루 주자만 2루로 보내면 내가 어떻게 해 봐야겠다' 했는데 초구에 느낌이 쎄한 거예요. 근데 딱 치고 (장현이가) 아웃돼서··· 사실 뭐 그건 크게 상관이 없었는데 애가 다쳐서 (구급차에) 실려 가더라고요.

장현: 근데 서운한 게 제가 다쳤는데 아무도 저한테 안 뛰어왔어요.

지원: 처음에는 아쉬워하는 줄 알고 그랬는데, 진짜 상태가 안 좋은 거예요. 그래서 제가 트레이너쌤 진짜 빠르게 불러서 보내고, 또 (장현이가) 제 신발 신고 갔어요.

장현: 아 그래? 누가 저한테 신발을 이렇게 갖다줘서 누구 건지도 모르고 신었는데.

지원: 경기 끝났는데 제 신발이 없는 거예요. (웃음)

장현: 나도 몰랐어.

시붐: 팀 내에서 상대는 어떤 이미지를 맡고 있는 선수인지 소개해 주세요.

지원: 장현이는 파이팅 많이 하고 애들이랑 붙임성 좋고, 사교성 좋고 되게 활발한 그런 느낌이에요.

장현: 지원이는 조용하고 할 거 되게 열심히 하면서 (김)민준(스응산 25)이의 롤모델이요. 민준이가 연습할 때 항상 "지원이 형!!" 하면서 찾더라고요. 그 정도의 선수입니다.

지원: 지금 저 놀리는 거예요. (웃음)

장현: 감독님께서 인정하신 연세대 최고의 타자예요.

시붐: 상투적인 질문일 수 있는데, 두 선수는 다시 태어난다면 어떤 포지션을 고르실 건가요?

지원: 저는 똑같이 내야수 할 것 같아요. 제가 내야, 외야 둘 다 해봤는데 외야 나가면 그냥 혼자 멍하니 서 있는 느낌이더라고요.

장현: 근데 제가 (외야 나가서) 심심해서 말 걸면 안 받아줘요.

지원: 내야는 말도 많이 하고 복잡한 그런 상황이 있잖아요. 그래서 좀 더 재밌는 것 같아요.

장현: 저는 투수 아니면 유격수요. 어릴 때 꿈이 투수였고, 투수가 멋있어 보이는 거예요. 그런데 키 작고 공 못 던져서 투수를 못해서 살짝 한이 있는 거고, 유격수는 제가 중학교 때 잠깐 내야를 했었는데 잘 못해서 다시 외야로 간 거거든요. 그래서 한이 맺혔어요.

시붐: 다음으로 끝내기 안타 대 마지막 아웃카운트 슈퍼 캐치, 둘 중에 한 번 골라볼까요.

장현: 저는 슈퍼 캐치요. 항상 야구를 볼 때 박해민(LG 트윈스)이나 정수빈(두산 베어스) 같은 선수들이 슈퍼 캐치하면 멋있어 보여서요. 팀을 살리는 거잖아요.

지원: 저는 끝내기 안타요. 마지막 주인공이고 팀이 이긴 거잖아요.

장현: 슈퍼 캐치도 마지막 다이빙 캐치 하면···

지원: 아니, 끝내기 안타는 말 그대로 끝내기 안타잖아.

장현: 끝내기 수비야, 슈퍼 캐치도.

PART 03. 경기장 밖 케미 파헤치기

이어 서로를 얼마나 잘 파악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서로의 뇌 구조를 그려보는 시간을 가졌다.

 

시붐: 두 분 모두 '야구'를 가장 크게 써주셨고, 또 공통되는 것 중에 '힐링'이 있어요. 어떤 힐링을 말하는 걸까요?

장현: 그냥 쉬는 날, 지원이랑 종로 야장 가서 삼겹살 먹고 그런 느낌의 힐링이요.

지원: 계속 야구만 하면 힘들잖아요. 안 그래도 기숙사에만 있는데, 서울이라서 나갈 데가 많으니까 한 번씩 바람 쐬러 돌아다니는 것 같아요.

시붐: 장현 선수 뇌 구조 속에 '팀 이끌기'가 있는데, 어떤 방식으로 이끄시나요?

지원: 시합 들어가기 전에 애들한테 "오늘 날씨가 안 좋으니까 콜플레이 더 잘하자" 이런 걸 해요. (김)동주(스응산 23)가 주장이지만, 포수라서 피처랑 먼저 빠지거든요. 장현이는 남아 있으니까 (선수들에게) 그런 말을 한 번씩 해줘요.

시붐: '가족'에게도 이 자리를 빌려 한마디해 볼까요?

장현: 우선 부모님께서 늘 야구를 시켜주시고 제가 야구를 잘하든 못하든 항상 응원해 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저한테 더 신경 써주느라 누나한테도 되게 미안하고 고맙다는 말 하고 싶어요.

지원: 저는 엄마, 아빠랑 형이 있거든요. 아빠가 맨날 제가 경기하는 거 다 보러 오시고 엄마도 저한테 신경 엄청 많이 써주시고, 형이 저랑 나이 차가 좀 많이 나는데 저한테 틈만 나면 용돈 주고 저 쓰라고 카드까지 줬거든요. 그만큼 저희 가족이 저를 많이 신경 써주고 있기에 제가 더 잘해서 이제 그만큼의 보답을 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시붐: 야구장 밖에서 서로를 만나면 주로 무엇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나요?

지원: 저는 원래 혼자서 그냥 핸드폰하고 넷플릭스 보고 한 번씩 책 읽고 그냥 그렇게 시간을 보내는 편인데, 장현이랑 같이 나가면 요즘 SNS (업로드용) 사진을 되게 많이 찍더라고요. (웃음) 그래서 제가 찍어주고요.

장현: 그런 걸 말하면 어떡하냐고. 부끄럽잖아. (최근 올린 게시물 중) 하나는 (김)태양(체육교육학과 23)이가 찍어주고 하나는 지원이가 찍어줬어요. (웃음) 인생에 살짝 현타가 와서 요즘 재밌는 걸 찾아 떠나고 있는데 아직도 못 찾았어요.

시붐: 서로를 부르는 애칭도 있을까요?

장현: 저는 지원이를 되게 다양하게 불러요. 일단 '먼지'라고 있고, '멸치'도 있고.

지원: 되게 많아요. 뭐 '이멀전시(emergency)'··· (웃음)

장현: 다 갖다 붙여요. 근데 거의 먼지나 멸치로 제일 많이 부르는 것 같은데, 지원을 거꾸로 하면 '원지'잖아요? 그걸 발음하기 편하게 '먼지', 근데 또 얘가 가벼워서 날아다니니까 먼지 같잖아요.

지원: 저는 별명으로 부르는 스타일은 아니어서. (장현이는) '잼민이'가 별명이긴 한데, 대학교 4학년한테 그렇게 부르기도 좀 뭐하잖아요. 사실 뭐 잼민이 같지도 않고 그래서 저는 그냥 장현이라고 부르는 것 같아요.

시붐: 서로 조금 맞지 않는 부분도 있을까요?

장현: 저는 지원이가 말할 걸 알 것 같아요.

지원: 장현이는 한 번씩 조금 감정이 올라올 때가 있어요. 업다운이 심한 편이어서, 야구장에서 그러면 좀 안 좋잖아요. 지금은 진짜 많이 좋아졌어요. 그래도 좀 더 좋아지면 선수로서 좋지 않을까 생각했던 거예요.

시붐: 그렇군요. 장현 선수는 요즘 어떻게 마음을 다스리고 계신가요?

장현: 제가 원래 책을 안 읽었는데 지원이가 책을 읽길래 한번 읽어봤는데 (바로) 마음의 평화가 찾아왔어요.

지원: 아니 (장현이가) 책을 3일 전인가 처음으로 빌려왔거든요. 그러고 나서 독서를 한 1년 한 것처럼 "마음이 편안하다", "마음에 와닿는다" 그렇게 얘기하더라고요. (웃음)

시붐: 상대보다 '이건 내가 낫다'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있나요?

지원: 어깨는 제가 더 넓어요.

장현: 지원이보다 나은 게 뭐가 있지.

지원: 항상 하는 말 있잖아.

장현: 얼굴이요. (웃음)

시붐: 두 분은 앞으로 어떤 선수가 되고 싶은가요?

장현: 졸업 후에 프로에 갈 수도 있는 거고 못 갈 수도 있는 건데, 어느 곳이든 꼭 야구가 아니더라도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지원: 제가 사실 막 그렇게 야구를 잘하는 선수가 아니었거든요. 그래서 더 열심히 하고 좋은 모습으로 프로까지 가서 지금 잘 안되고 있는 학생들에게 본보기가 돼 줄 수 있는, 위안을 주는 그런 선수가 되고 싶어요.

시붐: 마지막으로, 우리 둘 케미를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장현: 저희 그거요. 원 플러스 원. (박수 짝!)

지원: 선배가 "커피 사줄까?" 이랬는데, "제 옆에 지원이도 있는데요" 하니까 "너희 둘은 뭐 원 플러스 원이니까 같이 와" 약간 이런 느낌. 자주 같이 다니니까 그렇게 불려서 괜찮은 것 같아요. 근데 원 플러스 원에서 좀 더 약간 감성적이고 유니크하고 그런 거 없나? (원 플러스 원은) 약간 편의점 같잖아요.

장현: 저를 뽑으면 얘가 재고 처리되고, 얘를 뽑으면 제가 재고 처리되고. (웃음)

지원: 그런 걸 뭐라고 하지? 힘든 시간을 같이 이겨내고 그런 거 있잖아. 그거 어때? 소금물. 이게 섞이면 겉보기에 똑같잖아요. 서로 잘 융화된다는 거죠.

 

조장현과 이지원의 관계는 특별한 계기 하나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수많은 순간을 지나 단단하게 다져온 것이었다. 때로는 가볍게, 때로는 진지하게 서로를 바라보며 성장해 온 두 선수. 가벼운 농담처럼 던진 ‘원 플러스 원’, 그리고 끝내 선택한 ‘소금물’이라는 표현은 어쩌면 그 관계를 가장 잘 설명하는 말일지도 모른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이지만 함께일 때 더 자연스럽게 섞이고, 그 안에서 각자의 역할을 잃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앞으로도 각자의 자리에서 서로를 비추며 앞을 향해 나아갈 두 사람의 다음 이야기를 기대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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