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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전국 럭비 실업리그 1, 2위 알아보기: 한국전력공사 편
작성자 시스붐바 김려현작성일 2026.06.02 조회 37

[시스붐바=글 김려현 기자, 사진 대한럭비협회, 목포타임즈, 한국전력공사 제공]

 

※ 본 기사는 시리즈 기사로 연재되는 글로 2편으로 이어집니다.

 

대한민국 최정상급 실업팀들이 격돌한 '2026 전국 럭비 실업리그'가 약 6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이번 대회는 한국전력공사, 현대글로비스, 포스코이앤씨, OK읏맨 등 국내를 대표하는 4개 실업팀이 참가해 풀리그 방식으로 치열한 순위 경쟁을 펼쳤다. 매 경기 정교한 전술과 탄탄한 조직력이 맞붙으며 국내 실업 럭비의 높은 수준을 확인할 수 있는 무대였다.

 

이번 시리즈 기사 1편에서는 2026 전국 럭비 실업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한 한국전력공사의 명경기와 전술을 분석하고자 한다.

 

'최강 번개팀' 한국전력



 

한국전력공사(이하 한국전력)는 이번 2026 전국 럭비 실업리그(이하 실업리그)의 우승 팀으로, 1986년 창단 이후 국내에서 가장 강력한 구단으로 자리 잡은 전통의 강호다. 한국전력은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넷플릭스 프로그램 <최강럭비>의 우승 팀이자, 국내 럭비에서 가장 많은 우승 기록을 보유한 팀답게, 이번 실업리그에서도 6경기 전승으로 그 명성을 뽐냈다.

 

시붐 pick! 한국전력의 실업리그 명경기

 

실업리그 6전 전승 중에서도 1라운드 포스코이앤씨 럭비단(이하 포스코이앤씨)과의 경기는 명경기로 꼽을 만하다. 이 경기에서 한국전력은 6-17이라는 스코어로 전반을 뒤진 채 하프타임을 맞았다. 이번 시즌 리그 2위를 차지할 정도로 강력한 팀을 상대로 체력 부담이 커지는 후반에 역전을 도모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선수단 입장에서도 심리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후반이 시작되자 한국전력은 단 한 점도 허용하지 않았다. 오히려 추가 득점을 거듭하며 점수 차를 벌려 나갔고, 최종 스코어 35-17로 경기를 마쳤다. 불리한 상황에서 흔들리지 않는 경기 운영, 후반에도 무너지지 않는 수비 조직력과 체력, 그리고 고른 득점력이 맞물린 결과였다. 한국전력의 강점은 앞서고 있을 때만 발휘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이 경기가 분명히 보여줬다.

 

강한 팀에는 이유가 있다: 한국전력의 전술

 

한국전력의 공격은 세트피스에서 출발한다. 라인아웃 성공률이 높고 공을 따낸 뒤 패스 연결 실수가 적어, 상대 진영 라인아웃에서 공을 확보하는 순간 득점까지 연결한다. 공을 손에 넣으면 빠르게 외곽으로 전개해 백스가 공간을 파고드는 흐름을 만들고, 상대가 넓게 펼쳐져 있을 때는 포워드가 중앙을 파고드는 방식으로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공격 방향을 전환한다. 라인아웃 장악을 기점으로 공격의 선택지 자체가 넓어지는 것이다. 트라이 라인 근처에서는 포워드진이 몰을 형성해 밀고 들어가는 전술을 주로 택하는데, 상대 수비가 흔들리거나 반칙을 범할 때까지 계속 전진 압박을 이어가는 이 전술은 포워드의 능력이 충분히 강한 팀만이 구사할 수 있다. 스크럼 힘겨루기에서 국내 최강 수준을 보여온 한국전력이기에 가능한 방식이다. 럭 상황에서의 박스킥 또한 눈여겨볼 만한 부분이다. 스크럼하프가 공을 상대 진영으로 높이 차올리면 선수들이 빠르게 따라 올라가 착지 지점을 선점하는데, 단순히 공을 멀리 보내는 킥이 아니라 팀 전체가 함께 움직이는 압박 전술이다. 서포터들의 움직임이 빠르고 조직적일수록 상대 진영에서 공격을 시작할 기회가 늘어나고, 실제로 턴오버로 이어지는 순간도 많다. 럭과 몰 주변에서 상대의 선택지를 좁히는 이 방식은 최근 국제 럭비에서도 비중이 커지고 있는 전술로, 한국전력은 이를 팀 차원에서 훈련된 형태로 구사하며 상대에게 공격을 준비할 시간을 주지 않는다.

 

한국전력의 팀 컬러



 

선수 대부분이 대한민국 럭비 국가대표 출신으로 구성된 한국전력은 국내 최정상급 선수들이 포지션 전반에 고르게 포진해 있으며, 이 두터운 선수층 자체가 팀 전력의 핵심이다. 나관영, 김집, 신다현, 최성덕, 황인조, 장정민, 장용흥 등 이름만 들어도 국내 럭비 팬들이 열광할 선수들이 즐비하고, 올 시즌부터는 외국인 선수까지 기용하며 전력을 한층 끌어올렸다. 오랫동안 국내 선수만으로 강팀의 자리를 지켜온 팀이 새로운 카드를 꺼내든 셈이다. 선수단의 연령대가 높아 경기 후반 체력 저하에 취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올 시즌 결과는 그 우려를 불식시켰다. 수십 경기를 함께 뛰어온 선수들 사이에서 쌓인 연대감과 판단력, 그리고 승부처에서 흔들리지 않는 경기 운영은 젊은 팀이 단기간에 갖추기 어려운 것들이었다. 창단 이후 약 40년의 시간 동안 국내 럭비의 정상권을 지켜온 한국전력. 한국전력이 앞으로도 국내 럭비 팬들에게 어떤 럭비를 보여줄지 기대된다.

 

저마다의 색깔로 그라운드를 누빈 팀들 덕분에, 2026 전국 럭비 실업리그는 국내 럭비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무대였다. 각 팀이 쌓아온 시간과 전술, 그리고 선수들의 투지가 맞붙을 때 럭비는 가장 재밌어진다. 양질의 국내 럭비 대회가 더 활발히 개최되고, 실업팀들의 이야기가 더 많은 사람에게 닿아 럭비의 매력이 널리 알려지기를 시스붐바가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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